하루종일 예민하다. 뭐가 그렇게 예민할까, 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사람들이 짜증난다. 말하면 한도 끝도 없다. 어제는 친구도 예민한지 별거 아닌일에 전화를 끊어버린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가장 먼저 내가 잘못되었다. 요즘 나의 상태는 정말 꽝이다. 하나 잘한 것이 있다면 회사 일이다. 회사에서는 짜증내지도, 화를 내지도 않고 늘 웃는다. 일도 잘한다. 정말 잘하는 지는 알 수 없으나, 잘하려고 노력한다. 인정도 받고,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외의 삶은 다 꽝이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나의 삶은 공허하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 지금 열심히 일하는 나는 미래에 막연히 보상 받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이게 맞는 생각일까?
요즘 나의 신경이 다 외부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남의 시선, 남의 평판, 세상의 기준, 세상의 평가 말이다. 남의 시선의 나의 연봉은 적절한지, 남의 평판에서 좋은 이미지인지, 세상의 기준에서 나는 연애를 시작해야 한다든지, 세상의 평가에 맞추려면 자기계발을 해야한다든지 이럴거면 차라리 백수생활이 낫다. 아니다. 지금이 낫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나는 과거로 돌아가고싶지 않을 만큼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다시 현재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되고, 도움을 주고 받으려면 나도 양보해야하는 것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다. 내뜻대로 하고싶은데로 살면서 남의 시선까지 신경써야 하니 뒤죽 박죽이다.
어디서부터 재정비를 해야할까? 일단 잠을 청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한 공간에서 푹 쉬는 것 나의 첫발걸음은 본능부터였다. 다이어트로 자제했던 매운 떡볶이를 먹고, 어제는 저녁 9시쯤 잠이 들었다. 7~8시간동안 숙면을 취하니 좀 낫다. 나의 황금같은 저녁시간을 날려버렸다는 둥의 생각은 나지 않는다. 오늘 아침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이제 그 다음 스텝이다. 또 무엇을 정비해야 할까, 맑은 정신으로 생각해본다. 나에게 집중해야한다. 내가 처음 입사할 때 썼던 문구를 다시 꺼내본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은 없다" 회사를 다니더라도 절대 나태해지지 말고, 정체되지 말자는 뜻에서 쓴 문구다. 2018년 버킷리스트도 꺼내보았다. 업데이트 되어야 할 것도 많지만, 다이어트를 포함해서 영어공부까지 아진까지 별 특별하게 이룬것이 없다. 그나마 만보걷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에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고싶은 것은 많은데 우선순위가 없다. 무엇이 중요한지 내가 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출근하면서 뭐가 가장 중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다. 예민하다는 것은 무언가 안풀린다는 것이다. 남에게서 답을 찾지말고, 나에게서 답을 찾자, 그것만이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