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직무를 정말 잘 결정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한다. 하지만 난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내 최종 꿈은 직장인이 아니다. 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 창조하는 것, 내 자체가 브랜드가 되고 CEO가 되는 것이 내 꿈이다. 그 꿈이 확고하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있는데도 나는 연봉이 많은 친구를 부러워하고, 안정적인 직장인을 부러워 한다. 마치 여자친구가 있어도 한 눈을 파는 남자친구가 된 느낌이랄까?
남자친구가 한 눈을 파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여자의 소유관은 나, 한마디로 내 것이 됨을 알았기 때문이란다. 이제 내 여자니까 걱정할 것 없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만약 내 여자가 내 것이 아니라고 들때 남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한 눈을 팔 틈이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일까? 다른 것은 몰라도 안가본 길에 대한 미련이 우선시 되기 때문은 확실한 것 같다. 이미 나의 길은 확고하고, 변할리도 없고, 실패할 때까지는 계속 도전할 것이다. 그 길이 확고히 자리잡혀있으니 걸어가기만 하면 될텐데, 걸어가면 성공이 뻔히 보이는 것도 아는데 문제는 그걸 알기에 걷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 피디를 준비할 때는 확실히 달랐다. 이 길이 내 길일까라는 생각을 몇 번을 되물었다. 되묻고, 또 되묻는 과정을 매일 반복해도 나는 불안하고, 두려웠다. 이렇게 열심히 달리는 데 내 길이 아닐까봐 늘 두려웠다. 그래서 다른 길을 돌아볼 틈이 없었다. 내가 이 길을 미친 듯이 달려가도 될까 말까한 길인데, 한 눈을 팔면 정말 그 길에 끝에 다다르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그 간절하고 두려운 마음이 한 눈을 팔지 않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불확실할 때는 확실해지고 싶고, 확실해지니 한 눈을 파는 내 자신을 보면 사람은 참 간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감정이 오락가락 변화하는 나를 보면 어쩌면 이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당연한 나의 모습이 요즘은 정말 답답하다. 확실한 길을 걸어가지도, 한 눈을 팔아 딴 길을 걸어가지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둑커니 한 곳에 멈춰버린 느낌이다. 나는 확실한 길을 가고 싶다. 그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고, 꼭 걸어가보고 싶은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겸손해지기로 했다. 지금도 나는 가진 것이 없고, 예쁘지도 않고, 뭐 하나 특출난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내면은 나를 사랑하는 힘은 자존감은 정말 자신있다. 그 자신감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나의 무기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겸손이다. 확실한 그 길을 나아가기 위해서는 겸손이 필요하다. 늘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나갈 수 있는 반성일기를 쓰며 나아가야 겠다. 한 눈 팔고 싶지 않다. 다른 길을 보기엔 시간이 아깝다. 나는 아직 젊고, 늦지 않았다. 그래서 더 한 눈 팔고 싶지않다. 더 일찍 나의 길에서 성취를 맛보고 싶기 때문이다. 세속적인 시선에 얽메이지 말고 난 나의 길을 가자, 나도 우직한 곰이 되고 싶은 요즘이다. 이리저리 재고 따지는 여우가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