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사람과 티 안내고 잘 지내는 법, 사실 정답은 없다. 그냥 오늘은 내 생각을 적고 싶어 블로그를 켰다. 왠만하면 싫은 사람이 없다. 긍정적인 성격에다가 잘 잊어버린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싫은 사람과도 티 안내고 잘 지내야 진정한 어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는 여전히 그 사람이 싫고, 그 사람에게 괴로움을 줄 수 있다면 뭐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내 에너지도 소진된다는 이견에도 동의한다. 그래서 고민하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어떻게 견뎌야 할지 말이다.
아르바이트를 생각해보자, 진상 손님 트집잡는 사장님 등 싫은 사람들과 수없이 마주했다. 그럼에도 내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끝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알바를 그만 둘거라는 그 끝 말이다. 한 예로 정말 이상한 사장님을 만났었다. 처음에는 잘해주더니 그 이후부터는 이것저것 별거 아닌 일들로 트집을 잡으셨다. '너같은 아르바이트생은 처음봤다'고 말하시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참고 인내하는 것이 정답인 줄 알았다. 나는 어려서 부터 그렇게 배웠다. 어른에게 말대답하지 않고, 네네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아는 언니에게 이 상황을 토로했고, 언니는 오히려 나에게 화를 냈다. 정당하게 화를 내야 될때는 내야한다고, 왜 그런 일을 참고만 있었냐고 말이다. 아무렇지 않게 꺼낸 말인데, 언니의 말을 듣고 나는 확 정신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사랑스러운 딸이고, 자랑스러운 사람인데 왜 이사람의 말에 내가 주눅들어야 했는지 억울하기도 했다.
그날 나는 당장 사장님께 달려가 말했다. 나도 정말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해왔지만 "사장님같은 사장은 처음본다"고 말이다. 당황한 사장님은 조용하게 말해달라고 부탁하셨지만, 참아왔던 나의 폭주는 막을 수 없었다. 손님을 소중히 여기시는 만큼 아르바이트 생에게 잘해주면 고스란히 아르바이트생이 그 손님을 대한다는 걸 사장님은 모르셨나보다. 나는 그날 한을 풀었다. 아르바이트생이 자주 바뀌는 곳은 이유가 있었다. 여기의 경우 사장님이 문제였다. 사장님은 미안하다며 돌변하셨다. 한달만 채워달라는 부탁에 그러겠다고 했다. 그때 알았다. 정말 싫은 사람과 함께하기 싫다면 그만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이다. 곧 나는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했고, 거기서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돈을 벌었다.
다시 사회생활이다. 사회생활은 아르바이트와 다르다. 내 경력을 쌓아야 하고, 일은 좋은데 사람때문에 그만두기 아쉬운 여러모로 나에게 아쉬운 상황이다. 물론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그것도 쉽지 않다. 다시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될지 안될지 모르는 상황을 견뎌야 하고,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이 상황과 그사람과 함께있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사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내가 싫어하는 그분도 정말 사회생활을 잘하신다. 칭찬을 하는 듯 돌려까는 걸 정말 잘하시는 분이다. 내가 무딘 사람이라면 알아채지 못하고 곰처럼 무던하게 사회생활을 했겠지만, 나는 여우다. 다 들린다. 그래서 힘들다. 그냥 넘기기엔 순간순간 욱한다. 그러고보면 나도 성질이 참 더럽다. 그래도 무뎌지려고 한다. 그 사람의 말은 바로 쓰레기통으로 던지고, 일에 집중한다. 최대한 말을 걸지 않고, 묵묵히 내 할일을 하고, 내 커리어를 쌓고, 나에게 집중하자 싸우려고 하면 결국 나만 손해다. 나는 아직 막내고, 그분은 상사이니 말이다. 결국 싫은 사람과 티안내고 잘 지내는 법은 웃어넘기고 내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 사람은 나의 사람이 아니다. 그만두면 다시는 볼 사람도 아니다. 그런 사람에게 나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 자체가 낭비다. 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나의 길을 가자, 내 길을 걷기에도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