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청난 큰 죄를 지었다. 10년을 노력해도 한순간에 쌓아올린 성이 무너질 수 있는 아주 큰 죄를 지었다. 바로 말 한마디다. 나는 오늘 그 큰 죄를 지었다. 그 죄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았다. 주변사람들이 A욕을 했다. 사실 나와 A는 그렇게 큰 문제는 없다. 늘 나에게 잘해주시고, 나도 부딪칠 일이 없고, 부딪치더라도 항상 A가 나를 배려해주었다. 하지만 주변인들은 계속 나에게 A 욕을 했고, 어느새 나는 그들과 동화되어 A를 욕하고 있었다. 티를 내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했지만, 역시 생각은 행동을 지배하고 있었다. 오늘은 그 생각이 행동으로 튀어나온 내 인생의 최악의 날이자, 기억해야할 날이 되었다.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A를 무시해버렸다. A는 못 들은 척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눈치만 보았다. 그중에서 나와 친한 한명이 정말 개념이 없었다고 딱 집어줬을 때 그때서야 난 나의 잘못을 인지할 수 있었다. 내가 아무리 많이 알고, 사랑받는 사람이라도 남을 무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내가 최고이며, 내 생각이 옳으며, 내 판단이 최선이라는 과신과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과 편간이 남을 무시하고 얕보는 오만한 언행으로 결국은 드러나 보였다. 아무리 가식적으로 착한 척을 해도 결국 내 생각은 행동까지 지배해버렸다.
시작은 영웅심리에서 시작되었다. 남들이 A에게 기죽는 게 보기 싫었고, 나에게는 그럴만한 권위가 나름 있었다. 사실 그 권위는 나의 쓸데없는 착각이고 오만이었음에도 나는 그 헛된 권위를 마구 휘둘렀다. 분명 A는 겉으로는 웃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언젠가는 그 댓가를 톡톡히 나에게 갚아주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남을 무시하고 앝보는 것은 상대 한사람을 잃는 것이아니라 그가 아는 모든 사람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A와 직접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영웅심리로 다른 사람을 대신에 무시를 해버렸다. 분명 그들을 위해서 행동했음에도 그 사람 조차 나를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보고 나는 깨달았다. 내가 사람이 덜 되었다는 걸 말이다. 내가 상대를 존중하고 높이면 상대는 나를 더 존중하고 높여줄 것이다. 이 간단한 진리를 오늘에서야 다시 되새긴다.
지금 사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 사람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고 멋있는 사람일텐데, 내가 뭐라고 그 사람을 판단하고 정제하려고 했던지 너무나도 힘이든다. 가해자인 내가 이렇게도 마음이 무겁고 죄스러운데 그 상대방은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을까? 내일 가자마자 A에게 사과할 것이다. 진심을 다해서 이야기 할 것이다. 진심은 통한다고 했다. 진심으로 A에게 용서를 구할 것이다. 이미 물은 엎질러져있고, A의 상처는 아물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가 지금 이순간 할 수 있는 건 A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일 뿐이다.
인격이 안되면 될수록 다른 것을 내세운다고 한다. 특히 권위를 내세운다. 내가 그랬다. 반면 인격이 되면 될수록 인격이 드러난다. 나는 먼저 사람이 되어야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죄를 지을 수 있다. 마음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면 실제로 살인한 것과 같다. 다만 들키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말로 살인을 했고, 결국 들켰다. 나는 감옥으로 향했고, 지금 마음은 누구보다도 지옥같다. 그 사람이 준만큼 벌을 달게 받을 것이다. 내가 자초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사람이 나를 용서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 얘기를 들었던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실망을하고, 개념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뿐이다. 이 실수로 내가 사람이 된다면 감사하게 이 일을 겪어낼 것이다. 먼저 사람이 되고, 인성을 갖추자, 그게 돈보다 직업보다 더 가치있는 일이고 결국 내가 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