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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나 홀로 볼링, 로버트 D 퍼트넘 지음

이뤘다 2017. 4.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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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나 홀로 볼링, 로버트 D 퍼트넘 지음

 

 

세상은 어차피 혼자 살아하는 것이다. 친했던 친구들도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게 되면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게 사실 아닌가. 그래서 혼자 있는 것이 두렵지 않던 날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두렵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느낌이였다. 책에서도 이러한 문제들을 지적한다. 잘 나가는 대기업에 직원들 조차 "우리는 여기서 전부 혼자입니다.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아요" 또 다른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회사의 조직 개편은 모든 레벨에서 사람들이 맺고 있던 관계의 네트워크를 부숴버렸답니다." 우리가 유일하게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에서 조차 <나 홀로 볼링>을 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료들끼리 서로 의지하기 보다는 대부분은 뿔뿔이 흩어져 더욱 고립되고, 누가 상관하지 말고 혼자 놔두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변했을까? 어렸을 때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붙어다니는 친구들, 함께 다녔던 여행, 이사를 가면 떡을 돌리던 풍습. 이제는 1년에 한 번 연락할까 말까인 친구들과 마주해도 인사하지 않는 이웃 주민들까지. 책에서는 4가지 상황으로 요약한다.

 

 

첫째는 시간과 돈의 압박이다. 서로 먹고 살기 힘들다. 없는 사람은 없는대로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힘들다. 하지만 이 요소는 전체 감소분에서 10퍼센트 정도밖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 작가의 계산이다.

 

둘째, 교외 지역의 도시화, 장거리 출퇴근, 도시의 평창 역시 보조 역할을 했다. 이 요소들은 모두 합치면 역시 전체 하락의 10퍼센트를 설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계산법이다.

 

셋째, 여가 시간을 혼자서 소비하게 만드는 전자화된 오락 수단, 특히 텔레비전의 영향이 상당히 컸다. 이 요소는 전체 하락의 아마 25퍼센트 정도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추산이다.

 

가장 중요한 넷째, 오랫동안 시민 활동에 헌신적이었던 세대가 자녀, 손자 세대로 느리지만 불가항력적으로 꾸준히 대체되고 있는 현상, 즉, 세대교체가 가장 강력한 요소로 밝혀졌다. 어느정도 공감하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제 팽이, 고무줄 놀이할 친구가 없어도 TV, 게임만으로 충분히 혼자서 잘 놀수 있는 세대이며,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를 스스로 탐색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사회적 자본이 꾸준히 무너져 내려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혼자서도 잘 살고, 또 혼자서 살고 싶다는 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책을 읽으면서 나역시 계속해서 궁금했던 물음표였다. 정답은 처음에 말했던 이야기에 있다. 세상은 어자피 혼자 사는 것의 반대말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 엄연히 말하면 둘 다 맞는 말이다. 해석하는 이들의 차이만 있을 뿐. 책에서는 사회적 자본이 사람들의 희망을 현실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하는 많은 특징들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 사회적 자본은 시민에게 집단적 문제들을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준다. 둘째, 사회적 자본은 공동체를 부드럽게 움직일 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서로를 신뢰하는 공동체에서는 일상의 사업과 사회적 거래는 훨씬 비용이 덜 든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에게 아이를 맡기면 시간과 돈에서 그리고 자기 몫의 책임을 다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을 쓸 필요가 없다. 셋째, 사회적 자분은 우리의 운명이 연결된 다양한 방식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힘으로써 우리의 처지를 개선한다. 이 말은 타인과 적극적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은 보다 관대하고, 덜 냉소적이며, 다른 사람의 불행에 더 공감한다는 뜻이다. 타인과의 연결관계가 없는 사람은 자기 생각이 옳은지 시험할 수 없다. 그런 기회가 없는 사람은 자신의 가장 나쁜 충동에 지배될 가능성도 높다. 폭행 사건들이 주로 '외톨이'로 지내던 사람에 의해 저질러진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사회적 네트워크는 경제적 번영에 있어서도 유리하다. 사회적 네트워크는 사람에게 이런저런 충고, 취업의 기회, 전략적 정보, 추천서를 제공한다. 인맥이라고 볼 수 있다. 마크 그래노비터는 개인이 직장을 구하는 데는 가까운 친구나 친척보다는 가볍게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상식과 어긋나는 사례들을 상세하게 보여주었다.

 

 

 

 

 

한 사회는 도덕적으로 건강하고 시민의 참여가 활발하며 건전한 시민정신으로 뒷받침되었을때 가장 바람직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날이 갈수록 각박해지고, 이웃과의 유대는 단절되고 있다. 정치적 냉소와 무관심은 팽배해지고 사회는 갈수록 우울한 진단만 받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쓰여졌다. <나 홀로 볼링>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치는 볼링이 아니라 말 그대로 혼자서 치니는 볼링이다. 곧 사회적 유대와 결속이 해체되고 개인주의적 고립이 나날이 증가하는 사회의 모습을 표현한 제목이다.

 

사회적 자본을 증대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도 많이 나왔다. 퍼트넘은 교육과 어린이의 복지, 안전하고 생산적인 이웃, 경제발전, 정부의 업무 수행 능력과 민주주의라는 항목으로 나누어 사회적 자본이 높을수록 이 모든 면에서 높은 성과를 나타낸다고 대답한다. 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우리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핵심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물론 반론도 비판도 있다. 책을 읽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우리의 상황을 전반적으로 정리해주는 책이다. 읽으면서 점점 개인주의화 되가는 나의 모습이 투영된 사회를 볼 수 있었다. 삭막하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자유로우면 된 거 아닌가?라는 반항심도 있었다. 하지만 읽으면서는 '나홀로 사회'가 결코 소망스러운 미래가 아니라는 것을 가슴이 먼저 받아들였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다는 보다 관대하고, 보다 덜 냉소적이며, 다른 사람의 불행에 더 공감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나 홀로 볼링
국내도서
저자 : 로버트 D. 퍼트넘(Robert David Putnam) / 정승현역
출판 : 페이퍼로드 201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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