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행을 좋아했던 사람입니다. 표현을 더 명확히 하자면, 과거에 더 여행을 좋아했던 사람입니다. 지금도 여행을 좋아하긴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예전만큼은 아닙니다. 20살 전까지는 정말 여행을 가고싶었습니다. 늘 집, 학교, 학원만을 오가고 가족여행도 잘 안갔던 터라 유럽여행, 국내여행 그냥 어디든 정말 가고 싶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바로 떠날 줄 알았는데 시간이 충족되니 이번엔 돈이 문제였습니다. 약 9개월간 유럽여행을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돈으로 바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체코, 오스트리아, 그리스, 이탈리아까지 정말 제가 태어나서 가보고 싶었던 곳을 다 다녀왔습니다. 특히 그리스 산토리니는 정말 cf에서도 많이 나오고 제가 계획을 짜는 마지막까지 스페인과 고민했던 곳인데 결과적으로는 산토리니 하나만 보고 선택했었습니다. 확실히 정말 가고싶었던 곳을 가니 막상 도착해서 실망을 하더라도 후회는 전혀없습니다.
국내 여행도 많이 다녔습니다. 제가 대학생 시절에는 내일로라는 좋은 시스템이 있어 매 방학마다 친구들과 떠났던 것 같습니다. 부산, 순천, 여수, 강릉, 진주, 보성 등등 곳곳을 다니면서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그것이 추억이 되어서 지금도 가끔 생각이납니다. 모은 돈을 옷이나 가방, 신발에 썼을때와 여행에 썼을 때는 정말 천지차이입니다. 여행에는 스토리가 쌓이기 때문입니다. 친구들과 고생했던 기억, 좋은 걸보고 좋을 걸 먹으면서 느꼈던 그때의 그감정을 공유할 수 있고, 또 제 머릿속에 있다는 건 정말 돈주고도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었습니다. 이렇게 20대 초반때 많은 것을 경험하다보니 지금은 사실 귀찮음이 큽니다. 여행을 싫어한다기 보다는 귀찮아하는 사람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돌아다니는 여행보다는 호캉스같이 호텔을 잡아 하루종일 쉬거나, 먹거나 자거나 하는 여행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친구들이 가자고 하면 가긴갑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숙소 예약하기, 길찾기는 정말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요하게 되어 꺼리게 됩니다. 지금은 제가 하고 있는 일, 저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인 듯 싶습니다. 사람들이 다 때가 있다고 하는데 그때가 바로 여행을 즐겨야하는 때였고, 지금은 일에 집중할 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그 때는 다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행자체는 분명 의미있는 일입니다.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느끼는 나의 감정, 나의 기분, 그리고 약간의 모험심을 동반한 새로운 체험은 제 인생의 좋은 거름이 되었습니다. 길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고,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아이라는 걸 여행지에서 배웠습니다. 집에만 있었다면 저에 대해 알수 있는 범위도 적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때를 놓치지 말라고 말입니다. 그 때는 분명자신이 결정하는 것이지만, 본인이 믿고 그때라고 싶으면 실천하는 삶 그게 자신의 자양분이 될 것을 믿고 그 길을 걸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