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걷기 다이어트 127일차입니다. 사실 어제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고, 이미 눈에 보이는 결과까지 얻은 상태지만 갈 길은 아직도 삼만리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자아도취되어서 먹고싶은 음식도 마음껏 먹고, 과식도 종종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다이어터가 아닌 유지어터인 것이 현실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정말 저에게 솔직한 오빠가 한 분 계십니다. 농담 반 진단 반으로 "저 뚱뚱하죠?"라고 한 번 여쭤보았습니다. 돌아오는 오빠의 말은 저를 뒤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날씬하진 않지" 사실 별 말이 아닌데도 자아도취되어있던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뚱뚱하지도, 그렇다고 날씬하지도 않은건 팩트입니다. 그래도 너무 솔직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잠시 그동안 자만했었구나 하는 제 자신의 민낯을 바로보게 되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솔직한 질문을 하나 더 던졌습니다. "이대로 소개팅 나가면 어떨까?" 오빠가 대답했습니다. "아마도 힘들겠지" 충격의 2연타였습니다. 알고 있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아 회피했었는데 다이렉트로 바로 직구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상처가 너무 컸던 나머지 "성격으로 커버가 안될거 같아?" 물었습니다. 평소 밝고 긍정적이고 성격이 좋다는 사실을 들어서 아마 답정너 형식으로 질문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오빠의 입에선 "그건 되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덧붙여서 "근데 그건 상대방 주관적이지, 될 수도 안될 수도" 한 말에서 역시나 자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동안 100일 넘게 다이어트하면서 자아도취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칭찬도 칭찬으로만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다들 많이 뺐다. 이뻐졌다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알게 모르게 그래 이정도면 되겠지, 나는 먹어도 된다는 생각에 유지해온 듯 합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소개팅을 나갔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고, 잘 되고 싶었는데 제 자신에 대한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한 오빠에게 여쭤보았는데 그때 알았습니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제가 뚱뚱하든 날씬하든 저는 제 자신을 사랑합니다. 제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저의 이상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을때 그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면 제가 준비되어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그게 외면이든 내면이든 말입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또 이렇게 인생을 배워합니다. 3월 31일까지 제 자신 나름대로 방황을 좀 하기로 했는데, 다이어트 관련해서는 마음을 다잡은 것 같습니다. 원하는 목표에 달성하기까지 한눈팔지 않고, 자만하지 않겠습니다.